본문 바로가기

Travel/Hong Kong

홍콩3 - 높거나 좁거나, 홍콩살이

 

# 벤치마킹

 

제대로 된 벤치마킹 일정은 둘째날부터 시작되었다. 

오전중에 계획된  '홍콩지점 방문'과 'BGC브로커리사 방문'

 

첫날 새벽4시반부터 일정을 시작하여 다음날 자정넘어 2시까지 놀다 귀가하여 거의 24시간을 새하얗게 불태운 후유증이,

둘째날 택시를 타고 길을 잃게(?) 하였는데

그리하여 애먼 곳에 내린 그곳이 바로 청콩센터 CHEUNG KONG CENTER,

홍콩 지점이 아니라 우리은행 홍콩 투자법인이 위치한 곳이다.

 

 

10시반까지 홍콩지점에 가기로 했는데 이미 늦어버린 터라 바쁘게 해당 건물로 건너가려 했으나

홍콩섬의 건물 사이로 걷기는 여간 미로가 아닌 것을

이때 처음 비로소 알게 되었다

 

비를 피하고 건물 사이사이를 관통하게 만들어진 통로들은 빌딩 사이를 오밀조밀 잘도 연결해놨지만

길을 처음 드는 사람들에게는 방향감각을 상실하게 할만큼 제대로 복잡하다.

 

그래도 오전시간의 홍콩섬 빌딩 분위기는 멋들어지게 세련되어

본래 가려던 빌딩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타러 가는동안에도 그 분위기를 훔쳐보느라 바빴달까.

어쩐지 약간 주눅이 드는 기분이기도 했고.

 

 

 

(아직은 택시가 잘못가고 있는지 모르는 때의 천진난만함. )

 

 

 

드디어 제대로 된 빌딩에 도착.

우리은행 홍콩지점이 위치한 이 빌딩은 퍼시픽 빌딩이다. 애초에 빌딩 이름을 찾았으면 쉬웠는데.

한자와 병음과 영문이 결합된 지명은 이래서 불편하다.

괜히 한자나 병음으로 해볼라고 하다가 실패하고 보면 아예 영문 이름이 혼선이 없다는. (중문과 개나주 ㅠㅠ)

 

 

 

 

 

 

 

짠 이곳이 바로 우리은행 홍콩 브랜치.

퍼시픽 빌딩 14층에 자리하고 있다.

밖에 어떤 대단한 간판도 없고, 한국의 분위기와는 많이 다르지만. 로고의 힘인가. 묘하게 신기하게 동질감.

 

 

 

부장님을 모시고 한바탕 일장 연설(이라고 쓰고 외국지점의 푸념이라고 읽는다) 을 듣고 나서는

지점을 한바퀴 휘 둘러보며 구경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람은 한 50여명 될까.

 

우리로 치면 외국은행 서울 지점 격인데,

아무래도 부족한 지원과 환경에 어려움을 겪는 건 어디가나 마찬가지인듯.

 

 

 

 

 

곧이어 브로커리사도 방문.

한국회사들도 고객으로 많이 상대하는 홍콩의 중개 회사다.

사무실이 IFC에 있어서 이쪽으로 이동하여, 출입증을 받고 올라갔다.

사무실이 무려 64층.

 

입장객의 아이디를 받고 고층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회의실로 안내받은 우리의 눈앞에 이런 멋진 전경이 펼쳐졌다. 이거 뭐 전망대인가 ㅋ

 

 

틈을타서 셀카는 기본.

 

 

 

대표님과 이사님과 티타임을 갖고

 

 

직원들이 일하는 공간도 구경했다.

이들의 전투적인 폼이 영화에서 번쩍거리는 모니터 네개씩 띄워놓고 소리지르며 싸우듯 일하는 증권사 묘사하는 것과 비슷했다.

더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같은 영화에서.

 

 

 

 

움직이란대로 줄서서 얼결에 탐방순회를 하고 나오니


문득 금융인의 미래는 이런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화려하고 전문적인가.

그런 영화에 나오는 장면 같은 일들은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같았는데,

사실 생각해보니 그것도 금융. 이것도 금융

 

 

 

혼자 왔다면 대충 둘러보고 나갔을 IFC도 오늘따라 다르게 느껴졌다.

사실 IFC의 주인공들은 몰이 아니라 금융회사들이니까.

 

내가 정작 금융회사에 다니고 있으면서도 이런곳의 주인공이 될수 있으리라는 생각같은 건 하지 못했다. IFC의 실제 사무실에 올라와 전망이 환히 보이는 회의실에서 무려 대표이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NDF와 CDS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는 게 나에게 비전이 부족한건지, 아니면 역량이 부족한건지 자괴감이 들기도 했지만

어쨌건 많이 위화감이 들었던 것만은 사실이었다. 내가 아는 은행원 말고, 다른 세계의 금융인의 미래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런데 정작 진짜 내가 이것을 바라고 있는 것인가 하니 자신이 없었고 어울리지도 않는 것 같았다.

 

글쎄 어떤 포인트였을까. 잘나보이는 표정과 말투와 차림새, 허상을 좇고 있는것 같은 그런 '업' , Gap을 이용하여 이득을 취하는 '업' 그럴듯한 영어와 그 높은 사무실과 허세? ㅎㅎ


 

 

하라는 벤치마킹은 아니하고 잡생각이나 하는 사이에 어느새 점심시간.

예약해둔 IFC에 있는 딤섬집을 방문했다.

 

 

 

이곳에는 선언니가 동참.

내 지도선배이자, 첫지점 선배이자 지금 홍콩법인에 나가있는 동수과장님의 짝꿍

 

기관들과의 회식이 많아 도저히 못 볼줄 알았더니만

홍콩도 참 좁은지 여기 계신분들끼리도 잘 아셔서 동석하게 됐다.

 

딤섬은 뭐가 나왔는지도 모르게 엄청난 속도와 양으로 식탁위에 쏟아져나왔는데

정신없이 먹느라 사진한장 없다 ㅋㅋㅋ

하가우가 맛있었던것만 기억남.

역시 딤섬은 새우딤섬!

 

 

 

예쁜 언니랑 한컷

언니만 넘 이쁘게 나왔네 ㅋㅋㅋㅋ

 

 

밥을 먹고는 홍콩섬에서 유명한 전망대인 빅토리아 피크에 구경을 가기로 하였다.

야경이 진리이지만 야간엔 스케줄이 많아 도저히 올라올 틈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피크에 올라와 스타벅스에 오손도손 둘러앉아 한시간째 커피 흡입 ㅋㅋㅋㅋㅋㅋ

 

 

 

짜잔. 이것이 그 유명하다는 홍콩의 시티전경

가까이 보이는것이 홍콩섬의 건물

바다 넘어 보이는것이 구룡반도의 건물들이다.

날씨가 좀 흐린것이 아쉽네 ㅠㅠ

 

 

 

 

# 피크 트램

피크보다 유명한 피크트램.

 

1888년부터 운행했다고 하는데, 역사도 역사지만 타보고 나서 말해보자!

 

 

처음엔 그냥 푸니쿨라처럼 적당히 꿀렁거리며 간다 싶더니.

곧이어 가공할만한 각도로 기울어졌다.

 

아까 트램 상향방향이 줄이 너무 길어서

피크정상까지 갈땐 택시타고 

내려가는 하향트램을 처음 타서 더 그랬는지 몰라도

 

귀가 멍멍해질 정도로 빠르고 사악하게 기울어지는 트램의 각도는 체감상 한 60도 (는 아니겠지만)

한창인 각도에서는 약간 사선으로 기울어진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기분?

 

 

 

 

 

아무튼 신기하다!

지금도 신기한데, 1888년에는 얼마나 신기했겠음 ㅋㅋㅋㅋ

 

 

 

 

 

 

#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세계에서 가장 긴 야외 에스컬레이터라는 기네스북 신기록을 갖고 있는 홍콩의 명물.

 

듣기만 했을땐 이런 에스컬레이터를 일부러 굳이 왜 만들었나 싶었는데

막상 홍콩에 가보니 이 나라, 이 도시의 지리적 환경상 땅이 워낙 좁고 언덕져 있어서 모든것이 이해할만했다.

 

 

홍콩의 인상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좁고 높다는 것인데

 

건물도 높고, 고가도로도 오르락내리락, 교통수단도 이층버스, 이층트램,

그 와중에 사람도 많으니 그 사람들을 위해 빌딩 사이로 요리조리 연결해 통로를 만들고

이런 에스컬레이터도 구불구불 짓게 된 것 같음.

 

다행히 지반이 튼튼해서 초고층건물을 짓기엔 적합하다니 다행인가

 

 

그래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도시가 컴팩트한 느낌이다.

 

짜임새가 엄청 치밀한데

동시에 좀 답답한 감도 없지 않아 있다.

 

 

 

 

그래도 사람들 집에서 시내까지 이어주는 그리 긴 야외 에스컬레이터라니 (800M)

 

옛적 내가, '집앞 도로에 가만히 서있으면 모든 건물에 다 연결되는 무빙워크 설치'의 망상을 꿈꿨던 시절 생각하면

신기방기한 일이긴 하지.

 

 

 

 

 

 

# 자유시간

 

밀크티를 먹고나서는 저녁까지 약 3시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는데.

그중에서도 골목골목 둘러보고 싶던 다른 언니 하나와 정처없이 떠돌기로 했다 ㅋㅋ

 

 

가기전 블로그에서 몇번 봤던 PMQ

예전 단체식건물(공장, 기숙사)를 개조하여 신진디자이너샵들을 꾸며넣은 트렌디한 곳

 

 

 

 

 

소품과 의류와 잡동사니들을 구경하고

 

 

 

사진찍고 수다떨면서

 

 

 

진짜 자유시간을 만끽.

 

 

나머지사람들은 2시간넘게 발맛사지 받고 왔다던데

샌달신고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느라 나는 발이 부르트는줄 ㅋㅋㅋㅋ

 

 

 

 

회동장소이자, 목적지인 랜드마크 빌딩에 도착 -

 

728x90

'Travel > Hong Ko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콩4 - 매력인정, 홍콩  (2) 2017.03.14
홍콩2 - 홍콩의 밤  (1) 2017.02.03
홍콩1 - 홍콩의 낮  (3) 2017.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