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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Japan:Takamatsu

갑자기 떠난 행운의 섬, 다카마츠 여행


몇주전 회식 중에 걸려온 전화 한통. 

밤 12시가 다된 시각에, 찐이었다. 


아이도 있는 그녀, 그 시간에 통화할 일이 거의 없는지라 

무슨 급한 일인가 싶어서 놀라 전화를 받았는데


용건은 더욱 놀라웠다.


일인즉슨, 그녀가 일본 다카마츠 2박3일 여행이벤트에 당첨이 되었는데

동반1인 찬스를 나에게 제안한 것 


우오오


여행이벤트라는 걸 당첨되는 사람이 실제로 있다니! 


그것도 아시아나 직항으로 

호텔비와 현지 데이투어 , 공원티켓값까지 내주고

나머지 시간은 패키지도 아닌 자유여행으로!!


그야말로 돈 내주고 여행다녀오라는 행복한 찬스!!!!





때문에 나는

팀분위기 어수선한 와중에 

올해 자기계발 휴가는 이미 다 땡겨썼음에도


보상휴가와 연차휴가까지, 있는 휴가 다 꺼내어 

철판 딱 깔고 가겠다 말했다. 


"저, 담주 월화, 휴가 써도 되나요?" 




새로운 여행파트너, 찐


이 짧고도 갑작스런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었던 건 바로 여행메이트였다. 



요번 여행을 앞두고 찬찬히 세어보니 

내가 근 6년동안 10명이 넘는 여행파트너와 

각 여행을 함께 했더라.


돌아보면 여행의 에피소드와 느낌이 

여행 메이트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났었다. 

한창 여행중에도, 그 여행메이트에 대한 생각이 가장 많아지는 법. 

성격의 재발견, 시너지와 역시너지를 극단적으로 겪게 되는 궁극의 시추에이션.


찐은 나와 성격도 가치관도 비슷한 편이라 

이번 여행에서 우리의 싱크로는 어떨지 꽤 궁금했다.



반면 찐은,

행자와 신랑을 제외하면 친구인 여행메이트로서 내가 첫번째라고 했는데 

그녀 역시 나에게 이 상황이 가져올 설렘을 똑같이 이야기했다. 

우리 둘의 기대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 ㅋ


그리고 또,

나만큼 여행기에 공들이는 찐의 블로그에 나올 나의 이야기와 

나의 블로그에 나올 찐의 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우리 둘다 엄청나게 기대하고 있었다! 







두둥 !  우린 간다 


비행기 출발은 일요일 오후3시 


땡처리만큼 급한 출발이라 미리 뭘 많이 준비할 순 없었지만 

출발 주말이 여유로운 일정을 활용하여 

여행백팩도 하나 사고, 워머도 사고,  

출발 당일오전까지 인터넷면세점, 음악선곡 같은 깨알같은 준비도 완료. 


하지만 은행원 주제에 환전도 미리 안 해놓을만큼 실감은 안 났다는거.  



이번 여행엔 

셀프 체크인에 이어 벼르던 자동출입국 심사를 등록했다. 

출국심사대에서 지문과 사진을 등록하고 

따로 준비된 자동출입국 심사대로 30초도 안되서 통과하는 시스템 !

요번 여행 모토는 시작부터 요롷코롬 오토서비스로 


하지만 자동출입국 심사는 출국시 도장을 못 받는다는 함정을 깜빡했다. ㅜㅜ

입국시에만~ (입국시에는 어차피 도장을 안 찍어준다능)






다카마츠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는 

무료로 제공되는 공항셔틀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셔틀 기사 아저씨는 스무스한 운전실력을 구사하셨는데

대형버스인 공항 셔틀버스에서 이정도나 안락함을 느낄줄은 몰랐다.

 핀란드때도 공항 셔틀버스의 스무스한 운전이 꽤나 인상적이었는데 
그게 아마도 배려끝판 나라들의 인간중심적인 마인드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중국이나 터키에서 엉덩이 배기게 달리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 극명하게 느낄수 있다 



*

공항뿐 아니라 버스나 역사 등등에서 한국어를 생각보다 많이 구경할 수 있었는데 

조금씩 안타까운 부분들만 빼면? 


버스역마다 자꾸 

이번 정류장은 XXX 호텔 '아빕니다' 라고 방송이 나와서 ㅋㅋ




* 공항 버스는 가와라마치역에 내려주었다. 


당황스런 상황은 여기서부터 벌어졌는데 

똑같은 투어에 당첨되어 똑같은 일정으로 여행하는 우리들의 스케줄 덕분에

 

같은 비행기 같은 셔틀을 타고 와서 같은 호텔로 향하는 

20명 + 동반1인씩 총 40여명의 인원들이

버스의 같은 정거장에 우르르 내려 호텔까지 우르르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자칫 넋을 놨다가는 

캐리어군단의 허리에 끼어서 꼼짝 달싹 못할 뻔 했기에 

차라리 앞서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잽싸게 출발한건 

천번 옳은 일이었다. 


중간에 낑기지 않기 위해서 길도 제대로 확인안하고 무단횡단을 감수하며 앞섰지만

아닌 밤중에 길가에 울려펴지는 캐리어 바퀴의 서라운드 소리가 

뒤에서 울려듣는데도 엄청 민망....


맨 앞에서 언니랑 깔깔거리고 얘기했던 것 처럼 

방향 한번 헷갈려주면 재미는 있었을텐데 


호텔 체크인 밀릴까봐 장난은 포기 ㅋㅋ



호텔도미는 한국어가 통해도 너무 통해 외국같지 않은 아쉬움이 있었다. 

잠시 영어멘트를 생각하고 프론트에 전화는 거는 수고조차 없을만큼 


호텔이고 셔틀버스고 한국어를 이렇게나 해주셔서

어쨌든 불편하지 않다는 건 장점.

너무 편안하여 이야기거리조차 없게 하는 건 단점.


길 잃을 길치라 , 주변 한국인 한명이 반가운 이가 아니라면 

누가 여기까지 와서 그렇게까지 우르르 우르르 한국사람과 동행하고 싶겠냐능


기본적으로 이색을 원하는 여행자에게 이 원스탑 서비스가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두고볼일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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