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France

남프랑스 여행의 시작



니스는 오래전부터 갈망해왔던 도시이다.


말하기 좀 부끄럽지만
내 어린시절 책속에 첫번째 영웅이었던 아르센 루팡의 고향이 니스여서! 하핫 


소설속 주인공의 고향일지라도 

어렸을 적 꿈꾸었던 영웅은 니스에 대한 내 환상을 쌓기에 충분했다.

남프랑스의 태양과 푸른 해변가에 대한 로망!


 

사실 남프랑스 해변의 묘미는 비행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샤를 드골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파리-니스 구간으로 넘어가는 길.

 

나는 운좋게도 창가자리를 잡았는데

프랑스 중북부의 파리를 출발하여 남쪽으로 향한 비행기는

육지 가운데를 시원스레 뚫고 나와서는 좌측으로 지중해 연안을 따라 천천히 니스로 향했다.


 
창가 측에서도 운좋게 좌측에 앉은 덕에(아마 오른쪽 창가는 바다만 무한대로 감상했을테요)

지중해 연안을 따라 발달한 남프랑스의 소도시들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비행기 창가에서 가이드북을 뒤적이고 있다가 완벽히 시선을 빼앗겨버렸다 
근래에 이렇게 오랫동안 착륙을 지켜봤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많은 사진을 찍은 것도.  

저녁이 되어 서서히 드리운 노을 빛에 색색이 부서지는 도시의 전경들이란! 


아직 비행기도 내리지 않았는데 남프랑스 특강이라도 미리 듣는 듯

짧은 시간 안에 내 맘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안타깝게도

창문에 빠질듯 찍었던 수많은 노을 광경은 

아이폰을 잃어버림과 동시에 마음속에만 남았지만 

공중에서 보는 빛과 구름의 마술은 언제나 형용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하며, 여전히 뚜렷하다. 




니스 공항에 거의 도착하여
비행기가 계속 고도를 낮추는데 아무리 봐도 해안가에서 좀 떨어진 바다 위를 날고 있어서 

나는 이 비행기가 바다위에 착륙하는줄 알 지경이었다. 

몇백미터 똑바로 고른 해안선 옆에 부챗살 모양의 만, 

툭 튀어나온 구불구불 리아스식 해변, 

갑자기 바다 위에 척 나타나는 니스 공항도 죄다 놀라움의 연속이다. 

사람이 설계하였다면 이렇게 다이나믹하지 못했을터.  

자연이 주는 놀라움은 이렇게나 아름답다. 




오랜만에 '공기'가 다른 지역색을 느낀다. 

이건 완벽히 다른 분위기인거지. 사람도 자세한 건물도 도로도 

이제 갓 착륙했는데!
여기에 얹어질 문화까지 하면 얼마나 대단히 멋스러울지 기대가 된다. 





쭉쭉 뻗은 길에는 네모 반듯한 (하지만 고풍스럽다기에는 너무 갓지은 듯한) 건물들이 늘어서있고 

해변가의 광장에는 분수대 앞에 펼쳐진 광장이 햇살을 가득 받고 있다.


니스의 풍경은 캘리포니아를 닮았다.
샌프란시스코를 가보지는 않았지만, 왠지 꼭 샌프란시스코를 닮았을 것 같은건 

거침없이 화창한 햇살이 

유럽의 고상함보다는 신대륙의 청년느낌을 주기 때문인 듯 싶다.



  


모든것이 반듯하게 정리된 느낌. 여유가 넘치는 느낌.

유럽에서도 노년을 평화롭게 즐기러 온다는 니스-

그 덕에 이 도시는 한껏 묻어나는 여유로움에다

토착민들이 아닌 자들의 구성까지 덧붙어

약간 들뜬 느낌이 든다. 



한편

한껏 여유롭고 들떠있는 느낌은  

이곳이 내도시는 아닌 것 같다는 자각 또한 동반한다.




니스 시내 한쪽에 솟아있는 성채 구경을 아침산책겸 마치고 

천천히 돌아내려오는 길에 해변가 근처에 열린 시장을 구경했다.


외국에서의 시장구경은 

우리네 시장에서 볼 수 없는 신기한 품목 구경이 핵심. 





이런 오밀조밀한 니스취향 같으니

도대체 몇놈이나 껴안고 있는 거야





점심도 되기전에, 자기전 먹을 와인 안주를 벌써 산다.

엄마가 토마토 하나 사잘때는 들고다니기 무겁다고 뭐라했던 아빠님이 

치즈 사자는 말에는 아주 흔쾌히 승낙을 ㅋㅋ


시장에서 2. 6유로에 팔고 있던 프로마쥬. 

종이에 곱게 싸주던 치즈아저씨의 섬세한 손길에 엄청 기대했는데

정작 맛은 좀 많이 이국적이어서 반쯤 실패했다 .







니스 가기전 예습 차원에서 

걸어서 세계속으로 니스 편을 오빠랑 같이 봤었는데, 

그때 이 시 장에서 간식을 파는 아줌마가 나왔었다.

덩치도 좋고, 넉살도 좋은, 목청 좋은 아줌마. 

그게 여긴지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이분 얼굴을 발견했을때, 그 연예인 본듯한 충격 (그것도 프랑스에서!)


하여 반가움에 안사먹을 수 없었떤 소카(SOCCA)

얇게 부친 옥수수 전인데 딱 그정도의 정직한 맛이긴 했다. 

얼굴 본 값 치겠어! ㅋㅋ



부지런히 걸어서 

이제 니스 근처의 도시들도 둘러보러 가야지.



 

728x90

'Travel > Fra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술가의 마을 생폴드방스  (5) 2013.12.01
니스의 첫 냄새  (4) 2013.11.21
남프랑스로 떠난 가족여행 첫번째 이야기  (2) 2013.09.10